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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의 역사, 시상분야, 시상식, 상금 등 정보

생활정보 by 정보 매거진 2024. 12. 9.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 중에서>

(유산에서 발생한)이자는 5등분 하여 물리학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이나 발명을 한 사람, 화학 분야에서 중요한 발견이나 개발을 한 사람, 생리학 또는 의학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을 한 사람, 문학 분야에서 이상주적인 가장 뛰어난 작품을 쓴 사람, 국가 간 우호와 군대를 폐지하거나 감축한 사람, 평화회의를 개최하거나 추진하기 위해 헌신한 사람에게 준다.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물리학, 화학, 경제학), 스웨덴아카데미(문학), 카롤린스카의학연구소(생리학, 의학), 노르웨이 노벨위원회(평화)는 매년 인류 문명 발전에 기여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입니다.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사업가 이자 공학자인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노벨상 메달 (출처:노벨위원회)
노벨상 메달 (출처:노벨위원회)

 

1. 노벨상의 역사

 

1888년 알프레드 노벨의 형인 루드비그 노벨이 사망했을 때 한 신문에서 실수로 알프레드 노벨이 세상을 떠났다는 기사가 실렸는데, 그 기사에서는 노벨을 '죽음의 상인'이라 썼고, 이에 충격을 받은 노벨은 자신의 사후 이미지를 우려해 상을 만들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그러나 해당 오보의 원본은 발견되지 않았고, 심지어 노벨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이런 이야기가 언급·인용된 적이 없어 와전된 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유야 어떻든 간에 노벨은 다이너마이트의 군사적 이용에 회의를 느끼고, 이후 유언을 통해 유산의 94%(약 440만 달러)를 기부하여 노벨상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알프레드 노벨의 막대한 재산 대부분을 기부하려 하자, 그의 친척들은 본인들의 몫을 빼앗겼다고 주장하며 강하게 반대했습니다. 그리고 노벨이 유언장에서 국적에 상관없이 이 상을 수여하라고 당부했기 때문에, 스웨덴 국내 여론과 스웨덴 국왕 오스카 2세 조차도 노벨을 비난했습니다. 특히 당시 스웨덴의 통치하에 있던 노르웨이에 평화상 수상을 맡겼다는 것도 큰 비난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유언집행인 랑나르 솔만의 결단으로 노벨의 재산은 안전한 유가증권으로 남게 됐습니다. 오늘날 노벨상의 위상을 생각하면 별 탈 없이 만들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상입니다. 솔만은 상을 설립할 당시 인터뷰에서 "이렇게 욕을 먹어도 재미있다."며 노벨의 친척들이 벌인 각종 방해 공작과 욕설, 명예훼손을 비꼬았습니다. 

 

다만 노벨경제학상은 노벨상이 제정된 지 한참 지난 1968년, 노벨의 유언과 상관없이 별도로 생긴 상입니다. 스웨덴 중앙은행 설립 300주면을 기념해 제정한 상으로서, 공식 명칭은 '알프레도 노벨을 기념하는 경제학 분야의 스웨덴 중앙은행상'입니다. 노벨의 유언에 따라 제정된 나머지 5개 분야의 노벨상 공식명칭은 노블 프라이즈(Noble Prize)로 시작하는데 반해, 노벨경제학상은 The Sveriges Riksbank Prize)로 시작됩니다.

 

엄밀히 말해 노벨경제학상은 노벨상이 아니라 노벨기념상이라는 것입니다. 경제학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스웨덴 왕립 아카데미는 물리학상, 화학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곳으로 다른 분야의 수상자와 시상식에 함께 참여하며 상금도 동일합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노벨상이라고 하면, 이 경제학상도 포함됩니다. 하지만 알프레드 노벨의 형의 후손인 피터 노벨은 노벨경제학상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었으며, 경제학상에 무단으로 붙인 '노벨'이라는 이름을 삭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식 스톡옵션 투기를 조장하는 시카고학파들이 상을 휩쓸고 있다며, 이는 노벨에 인류에 기여한 사람에게 상을 주겠다는 취지에서 크게 벗어났다고 비판했습니다. 

 

2. 시상분야

 

노벨상 시상분야는 물리학, 화학, 생리학/의학, 문학, 평화, 경제학이며, 경제학상은 노벨상이 제정된 지 한참 뒤 스웨덴 중앙은행 설림 300주면을 기념해 제정된 상으로 노벨의 유언과 무관합니다. 

 

노벨상 시상 분야는 노벨이 생전에 종사했던 분야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습니다. 다이너마이트를 합성하고 제조하는 과정은 화학, 폭발을 연구하는 반응 에너지에서 물리학과 관련이 있고, 그가 만든 다이너마이트인 니트로글리세린을 약으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생리의학, 노벨 말년에 평화를 기원하는 문학 저술 활동을 했다는 점에서 문학평화상이, 후세에 새로 주창된 분야지만 노벨도 성공한 기업가라는 점에서 경제학상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자연과학의 다섯 가지 분야(물리학/화학/생물학/지구과학/천문학) 중 상 이름이 명확하게 언급된 물리학과 화학을 제외한 나머지 분야와 노벨상의 관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지구과학(지질학 기상학 해양학)은 노벨상 시상 부문에서 제외됐습니다. 다만, 지질학 세분분야 지구물리학, 지구화학과 기상학세분분야의 대기역학, 대기화학, 해양학의 세분분야 해양물리학분야의 업적은 물리학상 또는 화학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2021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중 2명이 기상학자로 이들의 연구업적은 대기역학, 2021년 처음으로 기상학 연구에 노벨상이 수여됩니다. 또한 지구온난화, 환경과 관련된 인물들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2) 천문학은 물리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천문학 분야에서 위대한 업적을 이룬 사람에게 물리학상을 받을 가능성이 있으며, 2019년을 포함해 이미 여러 차례 수상 사례가 나오고 있습니다. 

 

3) 생물학은 노벨 생리학·의학에서 말하는 생리학이라고 할 수 있는데, 실제로 생물학의 여러 분야를 망라하고 있기 때문에 시상 분야에 속합니다.


생태학은 생물학의 한 분야이지만 생리학에 포함시키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넓은 의미의 생태학에 포함된 동물행동학 연구로 노벨상을 받은 사례가 있습니다. 즉 꿀벌의 춤을 연구한 칼 폰 프리슈와 거위와 오리의 각인( 태어나서 처음 본 움직이는 물체를 어미로 인식하고 따르는 현상)을 규명한 콘라트 로렌츠, 리처드 도킨스의 스승 조류학자이자 동물행동학자인 니콜라스 틴베르헌 등이 1973년 동물행동학에 대한 연구로 노벨 생리학·의학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식물학의 경우 리하르트 마르틴 발슈테터가 엽록소 등 식물색소 연구로 1915년 노벨화학상을 처음 수상했고, 한스 스피힐도 엽록소 연구로 1930년 노벨화학상을, 1947년 로버트 로빈슨 경이 알칼로이드 연구로 노벨화학상을, 옥수수 유전학에 대한 독보적인 여성생물학자 바라 매클린톡은 1983년 '이동성 유전요소의 발견' 식물유전학 연구로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습니다.

단순히 기초과학 업적으로 수상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노벨이 가장 중요한 발견이나 발명을 한 사람에게 수여하라는 유언을 남겼기 때문에 응용과학뿐만 아니라 발명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발명이 업적인 노벨물리학상, 노벨화학상 수상자가 많으며, 특히 발명과 가장 거리가 먼 노벨 생리학·의학상 역시 MRI(자기 공명영상) 개발 수상이나 CT(컴퓨터단층영상) 개발 전기공인을 통해 수상합니다.

4) 수학상이 없다는 것은 여러 가지 설이 있습니다. 노벨과 사이가 좋지 않은 예스타 미타그레이블러라는 수학자가 노벨수학상을 받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서, 미타 그 레이블러와의 관계가 나쁘지 않아서라는 설도 있지만 수학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너무 커서 수상의 공정성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제외했다는 설, 흠모하는 여인이 수학자를 선택했기 때문에 사랑이 끝났다는 설도 근거 없는 얘기. 가장 믿을 만한 설은 공학 출신의 실업가 노벨이 수학은 실용학문이 아니며 노벨상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제정하지 않은 것에 분노한 수학자들이 앞서 언급한 소문을 지어냈다는 것입니다. 물론 수학과 관련된 상으로는 필즈상, 아벨상, 울프상 등이 있는데 이 상은 노벨상에 준하는 권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 노벨상을 받은 수학자가 없지는 않지만 경제학상을 받은 존 내시, 물리학상을 받은 로저 펜로즈 등이 있습니다.

 

3. 수상자 발표와 시상식

 

수상자는 시상식 전 두 달(10월 첫째 주 월요일)을 시작으로 매주 월요일마다 월요생리의학상-화요물리학상-수요화학상-목요문학상(이상 스톡홀름)-금요평화상(오슬로)-토요경제학상(스톡홀름) 순으로 현지시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 사이에 공식 발표되며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 및 녹화 업로드 됩니다.

 

노벨상은 매년 12월 10일 노벨의 기일에 시상합니다. 평화상만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시상식이 열리고, 나머지 상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립니다. 노벨 생활 당시 노르웨이와 스웨덴은 병합 상태였기 때문에, 노벨 사후 스웨덴과 노르웨이가 분리돼 평화상만 노르웨이에서 시상식을 열 수 있었습니다. 복장 요건이 까다로워 원칙적으로 남성은 연미복(턱시도), 여성은 이브닝드레스를 착용해야 합니다. 그러나 자국의 전통 복장을 입을 수 있고 신념에 따라 종교 복장이나 재활용 복장 같은 특수 복장도 가능합니다. 사례 수상자에게는 스웨덴/노르웨이 국왕의 상패와 상패가 수여됩니다.

시상식이 끝난 뒤 기념만찬이 열리고 스웨덴은 TV로 중계됩니다. 수상자들은 왕과 왕비를 만나는 자리가 있고, 왕은 대화를 나눌 때마다 먼저 말을 거는 특권이 있습니다.

12월 11일에는 수상자들이 스톡홀름 콘서트홀에 모여 각자의 연구 성과와 향후 전개에 대해 논의하고 TV로 중계하는 '노벨 마인드'가 열립니다. 이 행사는 그 해 노벨상 수상자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문학상 수상자들은 토론회에 참석하기도 하고 불참하기도 합니다.

공식 석상이 끝난 후 수상자들은 각자의 수상 분야 주관처에서 열리는 성녀 루치아 경축일(12월 13일) 행사에 참여하게 됩니다. 시상식이나 만찬에 비하면 순탄한 행사입니다.

모든 행사가 끝나면 수상자들은 고국으로 돌아가 노벨상 연설을 하고 정부 기업 학계 등 각계 인사들의 초청을 받아 인류 학문과 평화 발전의 최전선에 있는 책임을 다합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시상식과 연회 등 위 행사가 모두 취소되어 TV 중계로 대체되었으며 수상자는 각국 주재 스웨덴 대사관 또는 공작기관이 수상하는 형태로 진행되었습니다. 노르웨이에서 수여하는 평화상도 시상 행사 규모가 대폭 축소되어 잔치가 열리지 않아 온라인 시상으로 진행됩니다. 2021년에는 세계상황이 호전되어 오프라인 시상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1) 메달

노벨상 메달은 1902년부터 2010년까지 스웨덴 에스킬스투나에 있는 스웨덴 화폐제작소(Myntverket, Swedish Mint)에서 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2011년 회사가 사라지면서 이 회사가 생산하는 스웨덴 노벨상 메달은 2011년 노벨평화상 메달인 노르웨이 Det Norske Mintverket(Mint of Norway)이 공동 제작했습니다. 2012년 5월부터 스웨덴 스톡홀름에 있는 스벤스카 메달자브(Svenska MedaljAB)라는 회사와 노벨 평화상을 제외한 모든 노벨상 메달을 제작하는 노벨상 메달 제작 계약을 맺었습니다.

 

2) 상금

노벨은 아무리 많은 돈을 남겼다지만 상금을 계속해서 지급해 왔기 때문에 유산이 영원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노벨 재단은 노벨의 유산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노벨상 위원회는 지속적인 투자로 상금 지급 예산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1949년 한 차례 1인당 지급하던 상여금을 줄였다가 이후 지속적으로 상여금을 올려 1인당 140만 달러(2023년 기준 약 18억 1천3백만 원)까지 지급했다가, 2012년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정적인 상여금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다시 1인당 110만 달러로 줄었습니다. 현재 1100만 스웨덴 크로나, 115만 달러(2023년 기준, 약 14억 8925만 원) 정도가 지급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사람이 노벨상 상금을 받게 되면 소득세법 시행령 제18조 제2항에 따라 세금 없이 실제로 수령할 수 있습니다. 노벨경제학상이 노벨상에 해당하는지는 논란이 있지만 스웨덴 중앙은행은 외국 정부나 다른 외국 단체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노벨상의 권위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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