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Cosumer Electronic Show, 소비자 가전박람회)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 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가 주최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ICT 융합 전시회입니다. 1967년 미국 뉴욕시에서 시작돼 1978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여름 CES와 시카고에서 열린 겨울 CES는 격년으로 열렸습니다. 지난 1995년부터는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2015년부터는 중국 상하이에서 별도로 CES ASIA를 단독 개최하고 있습니다.
1. CES 역사
CES는 전시회의 풀네임에서 알 수 있듯이 본질적으로 전자제품 위주의 전시회에서 시작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현재를 기준으로 '전자제품'은 더 넓은 범위의 기기를 의미하지만 개최가 시작된 1960년대 후반 전자제품은 대부분 가전제품 위주였습니다. 이 때문에 CES는 한국어로 번역할 때 '세계가전제품전시회', '라스베이거스 소비재 전자제품 박람회' 등 다양한 용어로 쓰이기도 합니다. 그 본뜻을 그대로 번역하면 후자가 더 적합해 보이는데, 실제로 이 번역용어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개최 장소만 강조한 명칭이라 현재 전 세계 ICT 제품과 기술이 총집결된 CES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어 최근에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하고 있습니다.
전시회의 위상은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전시회로 확고히 자리 잡았습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CES의 위상은 그리 높지 않았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당시 CES는 TV와 오디오, 백색가전이 주를 이뤘고 60년대 TV, 70년대 워크맨, VCR, 80년대 CD플레이어, 90년대 DVD 등을 거치며 큰 화제를 모았으나 2000년대 들어 가전분야 혁신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아 미국 서부에서 열리는 대형 전자전시회로 여겨졌습니다.
이에 따라 전시회 자체의 위상은 1924년부터 시작된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 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와 독일 하노버에서 열리는 '국제정보통신박람회(CeBit: Centrumder Bro-und Information stechnik)'에 다소 뒤처지게 됐다. 특히 정보통신 분야에서는 가전이 아닌 CeBit이나 라스베이거스를 비롯한 여러 국가와 도시에서 열리는 'Comdex(Computer Dealers Exposition)', 1987년부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등을 중심으로 열리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CES가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ICT 전시회로서 입지를 굳힌 것은 전시회 주최 측이 2010년대 들어 일어난 IT 산업 변화에 매우 적극적으로 대응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0년대 들어 TV를 중심으로 한 가전제품에 급속한 ICT(정보통신) 기술이 접목되기 시작했고, 이에 대응하여 주최 측은 전시회 자체의 주제를 '제품'에서 '기술'로 전환하여 전시회 전체의 대형화와 국제화를 이끌기 시작했습니다.
주최 측의 이런 전략은 매년 1월 초 열리는 시기 특성과 맞물려 2010년대 CES 흥행에 폭발적인 성공을 가져왔습니다. 현재 IT업계는 CES, 모바일월드콩그레스,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를 세계 IT 3대 전시회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가전제품이 아닌 매년 초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와 드론, 인공지능, 로봇 등 ICT 분야 최신 기술을 보유한 기업 및 기관이 이뤄낸 기술 성과를 공개하는 기술 전시회로 그 해 최첨단 기술의 트렌드를 파악하는 장이 되었습니다.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주최 측인 '미국 소비자가전협회'는 약 60년간 이어져 온 협회의 명칭을 '미국소비자기술협회'로 바꾸기도 했습니다.
2. CES 2025
1) 주제
CES 2025의 주제는 '연결하고, 해결하며, 발견하고, 뛰어들자'(Connect, Solve, Discover, Dive In)으로 네 가지 키워드는 실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AI 기술이 만들어가는 변화의 단계를 의미합니다. 먼저 연결(Connect)은 AI 기술을 기반으로 기존 산업 간 경계를 허물고 연결·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단계를 말합니다. 해결(Solve)은 AI 기술이 건강, 식량, 에너지, 기후변화 등 인류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발견(Discover)은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단계로,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를 넘어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단계로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시장을 창출합니다. 이런 단계를 거치면 마치 수영 선수가 물속으로 뛰어드는 것처럼 '망설이지 말고 과감하게 AI 시대(Dive In)로 뛰어들어 도전하라'는 뜻이 담긴 메시지입니다.
2) 핵심 키워드
우선 CES 2025의 첫 번째 핵심 기술 키워드이자 가장 중요한 기술은 AI입니다. CES 2017부터 등장한 AI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시회 전체를 주도할 핵심 기술로 다양한 첨단 기술과 제품을 선보이고 기조연설과 콘퍼런스 등에서 집중토론을 할 예정입니다.
CES 2025 혁신상 부문에 출시된 AI 관련 제품은 전년 대비 49.5% 이상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AI 분야 대표 글로벌 기술기업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개막식 기조연설자로 무대에 오른 것도 AI 기술의 위상이 높아진 상징적인 장면입니다. 지난 8년 전 CES에서 AI 기술 구상을 밝힌 젠슨 황은 이번 무대에서 실생활에 AI를 적용한 구체적인 사례와 AI 제품을 공개하고 이들이 경제와 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해 논의할 예정입니다.
두 번째 핵심 기술 키워드는 '차량 기술과 첨단 모빌리티'입니다. CES의 메인 전시장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의 웨스트홀은 모빌리티 분야 첨단 제품과 기술을 만나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곳입니다. 이곳에서는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뿐만 아니라 각종 차량용 소프트웨어, 전기차 도심공항, 드론 등을 중심으로 모빌리티 관련 미래 기술 경진대회가 펼쳐질 예정입니다. 첨단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AI 기술이 자동차 산업에 접목되면서 산업의 경계를 넘어 사람들의 일상과 도시를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첨단 모빌리티와 스마트시티(Smart City)의 결합이 대표적인 예다.
세 번째 핵심 기술 키워드는 '디지털 헬스케어'입니다.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면서 역대 절반 규모로 열린 CES 2022에서 주요 키워드로 처음 등장한 이래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는 양과 질 모두에서 큰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단적인 예로 CTA가 발표한 CES 2025 혁신상 1차 결과에 따르면 292개 수상 기업 중 디지털 헬스 범주에 드는 기업(43개)이 가장 많습니다. 이에 비해 첫 번째 핵심 기술 키워드로 선정된 AI 범주에 속하는 기업은 38개로 2위에 그쳤습니다. CTA는 기술 분야의 핵심 주제 중 하나로 '장수'를 꼽으며 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고 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네 번째 핵심기술 키워드는 '인간의 안전과 지속가능성'입니다. CES를 주최하는 CTA는 혁신기술을 통한 더 나은 미래창조를 주 임무로 하는 '비영리단체' CTA가 추구하는 주요 가치는 기술혁신을 장려함과 동시에 기술혁신을 통한 소비자의 삶의 질 향상입니다. 또한, 글로벌 협력을 통해 인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고 미래 기술 트렌드를 선도하며 산업과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합니다. CES 주제 선택은 CTA의 이러한 방향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즉 CES는 기술이나 제품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기술을 활용해 인간과 세계를 위한 더 나은 가치를 창출하고 향유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CES 2025의 기술 및 산업 트렌드가 출범할 '트럼프 행정부 2기'의 ICT 정책과 향후 어떻게 대응할지도 중요한 관심 대상입니다. 게리 샤피로 CTA 회장은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대선에서 당선되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디지털 정책,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교육 강화 및 인력 양성 등 정책 추진에 협력하겠다"며 "CTA는 트럼프 집권 1기 동안 자율주행차, AI, 원격진료 등 핵심 혁신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 왔다"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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