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Low Cost Carrier, LCC)는 말 그대로 기존 항공사보다 저렴한 가격에 항공권을 판매하는 항공사입니다. 이에 비해 기존 일반 항공사는 FSC(Full Service Carrier, 풀서비스항공사) 또는 Legacy Carrier(전통 항공사)라고 합니다. LCC는 흔히 '저가 항공사'라고도 불립니다.
가격은 저렴하지만(보통 기존 항공권의 50 ~ 70% 선에서 가격이 형성됨) 대부분의 항공사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국내선의 운항 원가는 기존 항공사보다 20~30% 낮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 LCC의 역사
주로 미국, 호주, 유럽 등 땅이 넓고 육지 교통이 불편한 곳에서 비교적 짧은 비행거리를 가진 항공편을 중심으로 1990년대 이후부터 많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미국은 국토가 넓기 때문에 국내선이 상당히 발달한 나라입니다. 하지만 FSC의 국내 항공권 가격도 비싸기 때문에 큰 결심을 하지 않으면 여행도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로스앤젤레스에서 뉴욕으로 가는 항공편은 거의 7~800달러 정도로 경제적인 여건이 여유로운 경우가 아니면 쉽게 선택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아니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기존 항공사 대비 저렴한 가격에 항공기를 이용할 수 있는 LCC의 장점이 크게 부각되면서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 최초의 저비용 항공사는 한성항공입니다. 이후 2000년 잇따라 설립된 제주항공,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진에어, 그리고 한성항공의 후신으로 2010년 등장한 티웨이항공 등을 필두로 국내 저비용항공사 시대가 열렸고, 이후 에어서울, 에어로케이항공, 에어프리미아 등이 신입생으로 합류하면서 저비용항공사 경쟁이 치열해졌습니다.
2020년 이래로 항공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을 받아 전반적으로 큰 타격을 받았으며, 특히 저비용 항공사들이 그렇습니다. 주요 항공사에 비해 자본이 적고, 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승객을 수송해 이익을 얻고 있지만 승객이 줄어 파산 위기에 처했습니다.
2022년부터 국제 항공 노선의 항공편이 점차 회복되고 승객 수도 다시 증가 추세에 들어섰으며, 한숨 돌린 셈입니다. 문제는 팬데믹 기간 동안 여객기 공급과 운영 인원이 크게 줄어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완화되었다가 갑자기 증가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국제선 항공료가 팬데믹 확산 이전 가격까지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목적지에 따라 저비용항공사가 취항을 재개했지만 추가 수하물 등이 없는 기본 운임은 FSC 최저 운임과 비슷할 정도입니다. 항공편 공급량이 회복될 때까지 당분간 이런 현상은 계속될 것입니다.
아울러 위에 기재한 바와 같이 이전의 추세와 달리 장거리 중심으로 운항하는 저비용항공사가 크게 증가하였습니다. 국내 저비용 항공사만 봐도 에어프리미아와 티웨이항공, 일본 지페어, 동남아 에어아시아 X, 스쿠트, 유럽에서는 레벨, 에어프랑스, 북대서양항공 등이 있습니다.
또한 기존 저비용 항공사 이미지를 탈피하여 서비스에서도 개선되는 추세입니다.
2. 국내 LCC 시장
우리나라에서는 2004년 한성항공을 시작으로 2005년 제주항공 등이 등장하면서 저비용항공사가 많이 생겼다가 사라졌습니다. 또 양대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각각 자회사인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으로 저비용항공사 사업에 착수했습니다.
1) 세계에서 단일항로 중 1년 중 가장 많은 이용객이 있는 노선
대부분 국내 저비용항공사의 핵심 노선은 김포~제주 노선으로 단일 노선으로는 세계에서 한 해 이용객이 가장 많은 노선입니다. 수도권-제주 노선의 경우 여객선을 통해 제주도로 들어오는 방법은 육로로 부산항, 목포항 등으로 가는 것만으로, 여객선을 타고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인천항을 통해 제주도로 직항하는 여객선인 인천발 제주도행 여객선은 청해진해운 세월호 침몰 사고로 2014년 운항을 중단했다가 2021년 비욘드트러스트호가 운항을 시작했습니다. 수도권에서 제주도까지 운송수단을 바꾸지 않고 바로 갈 수 있는 방법은 항공편밖에 없다는 겁니다. 서울-제주 외에도 부산-제주, 서울-부산, 그 외 전국 각지에서 공항-제주 노선의 순서가 활발한 편입니다. 국내선뿐만 아니라 저비용 항공사가 커버할 수 있는 단거리 국제선(한-일, 한-중, 한-동남아 등)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세계적인 황금 노선입니다.
2)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여전히 고급 교통수단이라는 인식
한국의 저비용항공사는 초기에는 다른 나라의 저비용항공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서비스가 후했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비행기가 고급 교통수단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외국 저비용항공사처럼 행동하면 승객들이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그리고 국내선 노선은 남북 분단으로 면적이 작고 제주도 이외에는 고속철도 등 다른 교통수단으로 거의 커버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은 기존 항공사보다 못하더라도 철도보다 고급스러운 방식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습니다. 비행시간이 짧고(서울제주 기준 1시간 남짓), 그동안 서비스를 제공해도 손해가 크지 않아 국제선 기내식은 물론 생수 이외의 음료 서비스까지 폐지한 항공사들이 국내선에서도 주스나 커피 등의 음료를 제공하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초기 저비용항공사들은 보통 특가 항공권에서도 위탁 수하물을 받거나 간단한 기내식과 음료 서비스를 제공하였고, 수하물을 20㎏까지 싣고 간단한 히트를 제공하는 에어부산의 사례도 볼 수 있었습니다.
3) 비용 절감을 위한 최소한의 서비스 제공
하지만 2024년 9월 현재 이러한 관대한 서비스들은 대부분 옛일이 되었습니다. 지난 2013년 9월 제주항공이 기내식 유료화를 시작하면서 국내 저비용항공사들도 기내식 무료 폐지가 잇따랐고, 2022년 11월 진에어가 무료 기내식을 폐지하면서 국적 저비용항공사가 제공하는 유일한 곳이 되었습니다. 에어서울은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이 무료 기내식을 폐지하기 시작한 2015년 설립된 탓인지 한 번도 무료 기내식을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런 무상 기내식 서비스가 남긴 흔적인지 현재 일부 국적의 저비용 항공사들은 최소한 생수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수하물 위탁 서비스도 무조건 무료 수하물을 제공하는 저비용 항공사로 현재 진에어가 유일합니다. 나머지 항공사들은 각 항공사 공식 홈페이지에서 항공권을 예매할 때 '특가, 할인, 정상' 등 3단계로 구분돼 있으며, 최소 2단계 할인운임으로 항공권을 구매해야 무료 위탁수하물을 포함할 수 있습니다. 항공사별로 가끔 열리는 이벤트 등을 통해 구매하는 항공권은 대부분 특가 운임으로 처리되며 기본 수하물이 포함되지 않는 경우 수하물 추가 구매 서비스가 필요한데, 이 경우 2단계 할인 운임과 차이가 없거나 더 비싼 경우가 있으므로 항공사는 이벤트 개최라고 무조건 구매할 것이 아니라 위탁 수하물 등 자신의 상황에 맞는 운임을 선택하거나 FSC를 이용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이외에도 보다 넓은 좌석과 개인 모니터를 제공하는 에어서울, 핫밀을 제공하는 에어부산 등도 이러한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폐지 및 축소하는 추세를 보면 저비용항공사 =기본탑승을 제외한 전부 유료가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4) 코로나 팬데믹이 LCC 시장에 준 영향들
2020년 이후, 항공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으며, 특히 저비용 항공사들이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주요 항공사에 비해 자본이 적고, 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승객을 수송해 이익을 봤지만 승객이 줄어 파산 위기에 놓였습니다. 이스타항공은 회사 비리로 거의 파산 직전이고, 다른 항공 신규 면허를 받은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항공, 에어프레미아 등 3개사도 취항을 연기하는 등 코로나19로 항공업계 전체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주요 LCC인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 모두 자본잠식에 빠져 유상증자, 무상감자, 영구채 발행 등 필살기로 연명하고 있습니다. 화물운송 없이 승객운송만으로 수익을 내는 LCC 업체들로서는 답이 없는 상황이 이어졌고, 이후 팬데믹이 끝나면서 2023년 단거리 여행 수요가 폭증하면서 FSC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포함한 국제선 승객 수가 처음으로 저비용항공사의 국제선 승객 수를 넘어섰습니다. 또 국제선 점유율도 저비용항공사를 앞질렀습니다.
3. 국내 LCC 항공사
1) 제주항공(41대) : 국내 저비용항공사 중 최대 규모. 서울과 제주국제공항을 잇는 노선, 인천국제공항에서 도착하는 국제선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김해국제공항에도 많은 노선이 취항하기 시작했습니다. 제주항공 이름일 뿐 제주발 국제선은 거의 없지만 제주발 국제선이 점차 늘어나면서 다른 지방 공항발 국제선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비용항공사 중 유일하게 화물기를 단독으로 화물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2216편 활주로 이탈 사고 이후 제주항공 자체가 불안정한 상태여서 항공사 규모와 수요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2) 티웨이항공(38대, 구 한성항공): 제주항공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저비용 항공사입니다. 현재 대구국제공항발 항공편이나 인천국제공항발 장거리 항공편 등 다양한 노선이 취항하고 있습니다. 대형 항공사의 자회사는 아니지만, A330, 보잉 777-300ER의 광동체(항공기 기체 내에 좌석을 설치했을 경우 통로가 2열로 만들어지는 동체형식) 항공기를 적극 도입하여 시드니, 파리 등 장거리 노선 취항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3) 진에어(26대) : 한진그룹의 계열사이자 대한항공의 자매회사. 이 회사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동아시아 단거리 노선과 보잉 777-200을 이용해 태평양 방향으로 가는 장거리 항공편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4) 에어부산(21대):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국내선과 국제선에 주력하고 있지만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국제선도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5) 이스타항공(15대) : 군산시와 협력하는 지방 항공사입니다. 한때 경영난으로 운영이 중단돼 부도 위기에 몰렸다가 다른 기업에 인수돼 현재는 회생절차가 마무리된 상태입니다. 재취항 후 빠른 기재 도입을 통해 취항지를 늘리고 있습니다.
6) 에어로케이 항공(6대) : 청주국제공항을 허브로 하는 충청지역의 저비용항공사. 한성항공의 옛 역할을 이어받은 것. 힙한 신세대 항공사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청주발 국내선과 국제선도 늘고 있고 인천발 국제선도 늘고 있습니다.
7) 에어 프리미어(6대) : 인천국제공항을 허브로 하는 하이브리드 항공사로서 FSC의 고품질 서비스와 LCC의 저렴한 가격을 결합하기 위해 HSC(Hybrid Service Carrier)라는 용어를 만들어 마케팅에 활용했습니다. 국내선은 운항하지 않고 국제선만 운항하는 보잉 787 드림라이너의 단일 기자재로 중단거리에서 미주 노선을 중심으로 한 장거리 노선이 모두 취항하고 있습니다.
8) 에어서울(6대) :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원래 인천발 국제선의 단거리 및 중거리 항공편만 운영되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점점 심각해짐에 따라 국내선도 개설되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코스는 인천이나 김포에서 도착하는 코스입니다.
9) 파라타 항공(0대): 강원도를 비행하던 시절, 주로 양양국제공항과 제주국제공항을 연결하는 노선을 운영했습니다. 많은 항공사들이 줄줄이 양양공항에서 퇴출되고, 망해가는 양양공항을 허브공항으로 취항시키고 이름도 플라이강원으로 바꾸면서 양양공항의 신생 구세주 항공사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양양에서 출발하는 국제 항공편도 운영되었지만,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모두 운항이 중단되어 주로 양양에서 출발하는 국내 항공편에 집중되었습니다. 앞으로 양양 외에 다른 공항 출발 노선도 취항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2023년 12월 경영 악화로 인해 운항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이후 플라이강원은 파라타항공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김포/인천 거점으로 운항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10) 폐업한 항공사
① 퍼스트항공/영남에어
② 코스타 항공 (구 대양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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